Life/상식 & 교육(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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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렘 에인트호벤 _ 현대적 심전도계를 탄생시킨 의사
지난해 12월 미국 소셜미디어 레딧에서 이덴텔(edentel)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회원은 놀라운 경험을 털어놓았다. 손목에 차는 스마트 시계로 심전도를 측정한 결과 자신이 심방세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 평소 건강했던 터라 그는 처음에 오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내는 정상으로 표시되고 자신만 계속 심방세동이라는 결과가 나오자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정말 심방세동이라는 진단이 내려졌으며, 담당 의사는 스마트 시계가 당신의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다. 그가 차고 있던 스마트 시계는 심전도 측정 기능을 탑재한 채 출시된 애플워치 4였다. 소비자용 전자제품에 최초로 심전도 측정 기능이 적용된 애플워치 4는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하고 출시된 지 이틀 만에 이덴텔의 목..
2020.05.07 -
프리드리히 오스트발트라 _ 복사용지 규격 만든 물리화학 창시자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복사 용지는 A나 B로 시작된다. A 사이즈 중 가장 큰 A0 용지(841×1189㎜)를 반으로 자르면 A1이고, 그것을 다시 반으로 자른 것이 A2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A4의 경우 A0을 네 번 자른 것이다. B 역시 마찬가지여서 1456×1030㎜의 B0 용지를 반으로 잘라 나가면 B1, B2, B3, B4가 된다. 즉, 종이의 A, B 규격은 손실 부분 없이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제정된 셈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규격을 만든 이가 바로 1909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프리드리히 오스트발트라는 사실이다. 그는 노벨상을 받던 1909년 A, B 종이 규격을 만들었으며, 1922년에 독일공업규격위원회가 이를 채택했다. 자체적인 종이 규격이 있는 영국이나 미국 등의 일부 ..
2020.05.07 -
크리스티안 에이크만 _ 닭 모이서 힌트 얻은 비타민 선구자
네덜란드는 19세기부터 자바 섬과 수마트라 섬 등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여러 섬들을 식민지로 통치하고 있었다. 그런데 1887년에 네덜란드 정부는 자바 섬으로 질병을 연구하는 특별위원을 파견했다. 네덜란드의 식민 통치가 이루어져 개화가 진행되는 곳마다 이상한 걸음걸이의 환자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 병에 걸리게 되면 다리가 붓고 심하게 아플뿐더러 근육이 약해져 비틀거리며 걷게 된다. 심할 경우 심장 기능이 떨어져 죽음에 이르기도 했다. 1~2%부터 80%까지 치사율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 그 병의 이름은 바로 베리베리, 즉 각기병이었다. 그런데 특별위원은 파견된 지 1년 만에 모두 철수했다. 각기병의 원인이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그것의 정체는 바로 작고 둥근 막대 모양의 세균이었다. 네덜란드의 통치 지..
2020.05.07 -
어빙 랭뮤어 _ GE 최초로 노벨상을 받은 연구원
제너럴 일렉트릭(GE) 사의 중앙연구소인 글로벌리서치센터(GRC)는 산업연구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사실 GE는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이 설립한 전기회사를 모태로 하여 탄생했다. 그가 엄청난 돈을 투자하며 전기회사를 설립한 까닭은 자신이 발명한 백열전구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그 후 백열전구는 여러 사람에 의해 수명과 효율이 개선되면서 지구의 밤을 환하게 밝혀나갔다. 그런데 수많은 발명품과 엄청난 연구 인력을 보유한 GE에 사상 최초로 노벨상을 안겨준 이는 공교롭게도 가스전구를 발명함으로써 백열전구의 성능을 개선한 과학자다. 1932년에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물리화학자 어빙 랭뮤어(Irving Langmuir)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랭뮤어는 에디슨이 전기회사를 설립한 직후인 1881년 1..
2020.05.07 -
양전닝 _ 주차하면서 해결한 물리학 난제
인도 출신으로서 198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찬드라세카르 박사는 1947년에 시카고대학으로부터 겨울방학 동안 고급물리학에 대한 특강을 의뢰받았다. 그런데 며칠 후 대학 측에서 연락을 해왔다. 수강 등록을 한 학생이 단 두 명뿐이라 강의를 취소해야겠다는 것. 찬드라세카르 박사는 그래도 상관없으니 강의를 하겠다고 통보하고, 그 단 두 명의 학생들을 위해 자신이 근무하던 연구소에서 두 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강의에 임했다. 이때 찬드라세카르에게 강의를 들은 두 명의 수강생 역시 중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양전닝과 리정다오였다. 양전닝은 1922년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수학자의 아들로 태어나 베이징에서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윈난성 쿤밍에 있는 칭화대학, 베이징대학, 난카..
2020.05.07 -
엔리코 페르미 _ 최초로 인공적인 우라늄 핵분열 연쇄반응 성공
1942년 12월 2일, 미국 시카고대학교 풋볼 구장 지하의 스쿼시 코트에 우라늄과 흑연을 섞어 만든 거대한 기둥 주위로 물리학자들이 몰려들었다. 그중 한 물리학자가 신호를 보내자 중성자를 흡수하는 카드뮴 조절 막대가 조금씩 움직였고, 시간이 흐를수록 방사능이 조금씩 증가하기 시작했다. 점심시간이 거의 지났을 무렵 그 물리학자는 다시 신호를 보냈다. 자신의 예상대로 거대한 우라늄 기둥이 실험을 성공리에 마쳤기 때문이다. 함께 실험을 지켜본 한 과학자는 곧바로 미국 정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전보를 쳤다. “이탈리아 항해자가 신세계에 들어섰다. 원주민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인공적인 우라늄 핵분열 연쇄반응 실험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여기서 이탈리아 항해자란 바로 그 실험을 이끈 이탈리..
2020.05.07 -
프리드리히 베르기우스 _ 석탄으로 석유를 만든 화학자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인 1938년 독일의 석유 소비량은 4400만 배럴이었다. 당시 미국이 약 10억 배럴을 사용하고 있었으니 엄청나게 적은 양이었다. 전쟁이 개시되자 최대 산유국 미국은 연합국들에게 아낌없이 석유를 제공했다. 반면 유전이 없던 독일은 전투기와 전차 등 군용 유류의 공급 부족에 시달려야 했다. 그럼에도 독일은 자신 있게 전쟁을 시작했으며, 무려 6년이라는 긴 전쟁 기간을 버텨냈다. 그 비결은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던 석탄을 액화시켜 합성석유를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석유나 석탄의 주성분은 똑같이 탄소와 수소이다. 차이가 있다면 석유는 수소의 비율이 13% 이상인 데 비해 석탄은 5% 이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석탄에 수소를 첨가해주면 석유와 유사하게..
2020.05.07 -
헨리크 담 _ 혈액응고 비타민에 K가 붙은 사연
100세 시대를 맞아 장년층과 노년층의 필수 영양소로 떠오르고 있는 비타민이 있다. 잘 알려진 비타민 A, B, C, D가 아니다. 지난해 초 미국의 유통체인 ‘내추럴 그로서’가 영양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2019년에 떠오를 건강보조식품으로 선정한 비타민K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미국 터프스대학의 연구진이 지난해 6월에 발표한 연구결과는 비타민K의 효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학의 새러 부스 교수팀은 남녀 노인 1300여 명을 대상으로 최장 10년 동안 6개월마다 혈중 비타민K 수치를 측정하고 신체 운동기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혈중 비타민 K비타민K 수치가 낮은 노인들은 정상 수치의 노인에 비해 운동성 제한 위험은 1.5배, 운동성 장애 위험은 약 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
2020.05.06 -
얼베르트 센트죄르지 _ 비타민 C 발견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1490년대 항해 도중 괴혈병 증상을 보이는 선원들을 중남미 카리브해의 작은 섬에 내려놓았다. 그 후 포르투갈로 돌아가는 귀국길에 콜럼버스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 섬에 다시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죽은 줄 알았던 선원들이 건강하게 살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항해 시대 때 선원들의 직업병처럼 여겨졌던 괴혈병의 치료제, 즉 비타민 C가 발견된 건 그로부터 약 430여 년이 흐른 후였다. 1920년대 말 헝가리의 생화학자 얼베르트 센트죄르지(Albert Szent-Gyorgyi)는 부신 체계의 파괴가 애디슨병을 일으키는 기전을 연구하던 중 이상한 물질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애디슨병 환자는 피부 색소가 갈색으로 침착되는 증상을 보였는데, 그 물질은 이 같..
2020.05.06 -
펠릭스 블로흐 _ MRI의 물리학적 원리를 발견하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명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의 적극적인 후원자였다. 그는 사람의 몸 안을 그대로 보여주는 한 진단용 영상장비에 대해 현대 기술이 이룩한 최고의 작품이라며 칭찬했다. 바로 최첨단 고가 장비로 알려진 ‘자기공명영상(MRI)’를 두고 한 말이다. MRI는 자기장과 고주파를 이용하므로 다른 진단 기기에 비해 인체에 해가 적다. 또한 조영제 같은 특별한 약물 없이도 고해상도로 혈관 영상을 찍을 수 있으며, 근육이나 인대 같은 연부조직의 해상도도 CT(컴퓨터단층촬영)보다 훨씬 좋다. 특히 뇌신경계 영상에서 그 진가를 발휘해 명상 중인 뇌의 상태를 촬영함으로써 명상의 효용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뒷받침하기도 했다. MRI는 핵자기공명이라고 불리는 현상을 이용한다. 모든 원자의 핵 내..
2020.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