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18. 21:29ㆍLife/상식 & 교육
이게 제가 분석한 건데요. 몇 가지 그룹으로 나눠봤습니다.
1. 조선 말:
외세의 침략이 가시화되고, 흥선대원군-명성황후의 대립도 거세고 명성황후 시해라는 극적인 사건도 있는 시대인데요. 드문드문 있긴 하지만, 메이저한 소재는 아닌 듯해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제작 관점에서 짐작해본다면 (1) 역사 고증에 가장 민감한 시대이며 (2) 결론은 비극이 될 것이고 (3) 제대로 하려면 일본/러시아 외국인 배우를 잘 써야 한다라는 난점이 있을 듯해요. 그래도 4-5년마다 한 번씩은 꾸준히 쓰이는 소재인데 어떨런지 모르겠네요.
2. 조선 후기 의사물:
순조부터 고종 초반까지는 거의 다뤄지는 경우가 없는데요. 몇 안 되는 조선 후기 드라마들은 모두 의사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닥터 진은 좀 애매하겠지만요. 조선 중기는 너무 많으니까 가끔 택하는 소재인 듯한데, 정치적 상황을 다루자니 관객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라, 전문가 물로 갈 수 밖에 없었던 건 아닌가 싶네요.
3. 정조 시대:
최근 몇 년 가장 핫한(!) 시대였죠. 시작은 드라마 ‘이산’이 물꼬를 텄다고 보는데요. 사도세자의 죽음이라는 강한 정치적 사건이 있었음에도, 국정은 안정적이었고 실학이나 서양 기술의 도입, 천주교 유입 등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역동적인 시대라 이야기를 풀기 좋은 듯해요. 더구나 최근 흐름인 ‘퓨전 사극’을 표방하기도 좋고 고증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시대고 의상 등 시각적인 부분에서도 제작의 자유가 가장 넓은 듯해요. 드라마 ‘이산’ 이후 정조 후기 쪽으로, 또는 오히려 영조 쪽으로 시대를 넓혀가면서 여러 작품이 나왔는데요. 너무 많이 나와서인지 2013년에는 관련 작품이 없더라고요. 이제 좀 식상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4. 조선 중기의 성문화:
스캔들-음란서생-방자전이 하나의 그룹으로 보이더라고요. 완전한 허구 세계로 꾸미긴 했지만 ‘후궁: 제왕의 첩’도 이 그룹에 넣을 수 있겠고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성인 영화라면 앞으로도 계속 조선 중기거나 허구 세계로 빠질 것 같아요.
5. 장희빈:
드라마 장희빈, 동이, 장옥정 사랑에 살다까지 여러 번 다뤄지긴 했는데, 특이하게 영화는 아직 없었고, 최근엔 비교적 얌전한 작품들이 나왔던 것 같아요. 미국 드라마 ‘로마’의 느낌으로 정치와 치정이 한데 뒤섞이는 형태로 장희빈을 다룬다거나 하는 식의 영화도 나올 수 있지 않나 싶네요.
6. 병자호란 이후:
‘추노’-‘최종병기 활’이 연이어 성공했는데요. 유례없는 패전에 국가는 무력해서 삶이 참 고된 때였죠. 서민 사회를 배경으로 한 다크 히어로가 활약하기 좋은 공간으로 보이고요. 추노와 활이 너무 성공한 느낌이 있기도 하지만, 최근 사회 정서가 원할만한 공간이라 질박한 액션 영화 한두 편 정도는 더 예상해보려고요. 어쩌면 다크 히어로물이 다모/장길산 등이 있었던 숙종 때에서 나올 지도 모르겠지만요.
7. 광해군:
6번의 병자호란 이후와 함께 가장 떠오르고 있는 시대라고 봐요. 다만 ‘광해, 왕이 된 남자’라는 훌륭한 영화가 나와버리는 바람에 어떤 얘기들을 더 할 수 있을지 쉽진 않겠죠. 결국 광해군을 재조명하며 올바른 지도자상에 대해 묻는 이야기들이 가장 어울릴 시대일 거에요. ‘불의 여신 정이’가 시대로는 좀 다뤘지만, 임진왜란을 겪으며 선조와 반목하는 광해군 얘기도 괜찮을 듯하고, 반대로 인조반정을 다루면서 광해군의 추락을 무겁게 그리는 이야기도 보고 싶네요.
8. 임진왜란:
병자호란이 패배의 역사라면, 임진왜란은 패배인 동시에 극적인 극복의 역사라고 볼 수도 있겠죠. 제작비 부담이 있겠지만 조선 시대 배경의 전쟁 영화를 만들기 가장 좋은 시대겠죠. 2004년 ‘불멸의 이순신’ 이후 한동안 비어있는 곳이었는데, 2013년 구가의 서에서 시대배경으로 쓰기도 했죠.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이 다음 작품으로 임진왜란을 고른 것도 참 좋아보여요. 올해 ‘명량, 회오리 바다’가 개봉해서 좋은 성과가 나오면, 이순신이 주인공이 아닌 ‘임진왜란 드라마’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9. 연산군의 최후:
‘왕의 남자’가 성공한 뒤로 드라마들이 좀 나왔는데요. 광해군과는 좀 다른 의미에서, 연산군 시대는 연산군의 최후가 주인공이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피비린내나는 광기와 비극이 주가 될 수 밖에 없어서 결국 드라마보다는 영화가 어울릴 듯한데, ‘왕의 남자’가 있기 때문에 아마 당분간은 쉬어가는 소재일 듯합니다.
10. 문종-단종-세조:
드라마 ‘공주의 남자’가 잘 풀어냈고 그 기세를 영화 ‘관상’이 이어갔죠. 그렇다면 나름 핫한 시대 후보로 꼽을 수도 있겠지만… 잘 모르겠어요. 결국 이 시대의 핵심 사건은 계유정난일 텐데, 드라마와 영화가 이미 잘 해버렸죠. 여기도 당분간은 쉴 듯해요.
11. 세종:
‘대왕 세종’, ‘신기전’이 기대만큼은 이루지 못했는데, ‘뿌리깊은 나무’로 크게 인기를 끌었죠. 긴 재위 기간, 안정적인 국정, 문화 발전인 시대인데, 드라마로 인지도도 매우 높아졌다면 드라마 ‘이산’ 이후 정조 시대 붐 같은 것을 재현해볼 수도 있을 듯한데요. 문제는 이산이 방영됐던 2007년만 해도 사극이라면 고증을 틀리더라도 최소한 역사 안에서 변주해야 한다는 의식이 있어서 정조 시대가 유행을 탈 수 있었을 텐데요. 2014년 현재는 ‘해를 품은 달’이나 ‘후궁: 제왕의 첩’처럼 ‘가상의 조선’을 내세워도 되는 시대란 말이죠. 기본적으로 세종 시대는 좀 밝고 건설적인 느낌이라 현 시점에서 잘 쓰일 소재일 지 잘 모르겠네요.
12. 조선 건국:
건국 얘기는 고증도 민감하고 호흡도 길어야 해서 주로 드라마로 나왔네요. 하지만, 1996년 ‘용의 눈물’이 워낙 압도적이다 보니, 거의 20년 가깝게 이쪽 얘기의 드라마가 나오지 않았었고요. 하지만, 최근엔 대풍수나 정도전으로 이때 얘기를 다루고 있네요. 영화로 만들 수 있는 극적인 순간이라면, 역시 정몽주-이방원이 얽히는 정몽주 암살 앞뒤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젊은 감각으로 풀기에는 또 쉽지 않을 지도 모르겠어요.
앞에서 방송/영화 잘 모른다고 하면서 너무 말을 많이 쓴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그래프 그리는 데에 시간 오래 썼으니, 뭔가 쓸만한 결론이라도 하나 내야할 것 같은데요.
그래서 제 결론은:
- 정조는 끝물
- 정치물 만든다면 광해군, 액션물 만든다면 병자호란 이후, 이 둘이 새로운 대세
- 트렌디한 가벼운 퓨전 사극이라면 세종 또는 아예 가상의 조선
- 임진왜란은 다크호스
출처: OO 디자인 공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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