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자는 당신에게...아침 산책이 멜라토닌을 부른다

2025. 3. 22. 20:59Life/상식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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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하는 것은 세로토닌과도 관계가 있다. 세로토닌은 감정, 기분, 행동, 기억, 식욕 등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로 뇌의 솔기핵에서 분비한다. 

낮에 햇빛이 눈으로 들어오면 솔기핵에서 세로토닌을 분비하여 뇌 전체로 보내다 밤이 되면 송과선이 이것을 가져다가 멜라토닌으로 합성한다. 세로토닌이 멜라토닌의 전구체이므로 세로토닌이 충분히 생산되어야 멜라토닌도 충분히 생산된다. 

이란 연구팀은 2016년 요양원에 거주하는 60세 이상의 노인 90명을 대상으로 햇빛 노출과 멜라토닌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별다른 야외 활동이 없었던 노인들에게 6주 동안 하루 두 차례, 매일 아침 9~10시와 오후 4~5시 햇빛을 보게 하자, 아침 7시에 측정한 멜라토닌 수치가 실험 전보다 2.35배가 높아졌다. 

이와 더불어 불면증, 불안증, 우울증 등도 참여자들이 스스로 평가한 설문조사에서 한결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찍 일어나 아침 태양 아래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불면증, 생리전증후군, 계절성 정서장애 등을 다스리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처럼 햇빛을 받으며 활동하는 것은 건강에 필수이다. 안타깝게도 도시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야외 활동이 줄고 실내에서만 생활하면서 햇빛을 받는 시간이 거의 사라졌다. 

게다가 자외선이 피부를 늙게 만들고 피부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짧은 노출조차도 피하는 추세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의 '자외선으로 인한 전세계 질병 부담 보고서(2006년)'에 따르면 과도한 자외선 노출보다 자외선 노출 결핍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은 글로벌 총 장애보정손실수명이 150만년이다. 하지만 자외선 노출 결핍은 전세계 인구가 햇빛을 전혀 못 본다는 가정 하에 평가할 때 33억년에 이른다. 

장애보정손실수명이란 질병, 장애, 조기사망 등으로 전체 인구가 건강하게 살지 못한 기간과 단축된 수명을 합산한 것으로 질병 요인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자외선 노출로 인한 질환은 악성 흑색종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증상이 심하지 않고 생명을 위협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자외선 노출 결핍은 비타민D 부족을 초래하고 이것이 구루병, 골연화증, 골다공증 등으로 이어져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키고 사망률을 높인다. 

따라서 우리는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건강에 필요한 햇빛을 충분히 쬐어야 한다. 다행히 건강을 위해 필요한 태양 빛은 그렇게 많지 않다. 

비타민D 합성의 경우, 팔다리를 내놓는 봄·여름 시즌의 경우는 오후에 8~10분의 산책이면 충분하고, 얼굴만 내놓는 가을 겨울철에는 정오에 2시간 정도의 산책으로 충분하다. 지역과 날씨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이 정도면 하루 권장량인 600~800 IU보다 많은 1000 IU 정도의 비타민D가 합성된다. 

멜라토닌 분비는 눈으로 햇빛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을 통해 분비량이 조절되므로 비타민D와는 또 다른 문제다. 


미국 국립직업안전위생연구소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서캐디언 생체 시계가 빛에 가장 예민한 때는 잠자러 가기 2시간 전과 잠자는 동안, 그리고 잠에서 깬 후 1시간 이내이다. 잠자러 가기 2시간 전과 잠자는 동안은 빛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고, 잠에서 깬 후 1시간 이내는 눈에 햇빛이 들어오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멜라토닌 분비를 높이는 가장 좋은 산책 시간은 아침 기상 후 곧 바로다. 일어나자마자 옷을 간단하게 챙겨 입고 약 30분간 햇빛 아래 산책이나 조깅을 하면 하루 종일 머리가 맑고 밤에도 잠을 잘 잘 수 있다. 이때 눈으로 햇빛을 잘 받아들여야 하므로 선글라스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인간은 최초의 인류인 네안데르탈인이 탄생한 30만여년 전부터 해가 뜨면 깨어나 일하고 해가 지면 잠을 잤다. 수십만 년이 흘렀지만 우리의 DNA 속의 서캐디언 시계는 원시시대 그대로이다. 아무리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을 반복한다 해도 이 오래된 생체 시계는 바뀌지 않는다. 멜라토닌을 위한 아침 산책, 늦기 전에 꼭 실천해 보기 바란다.

 

 

출처: https://www.fnnews.com/news/202502231730189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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