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운동한다고 꼭 좋은 것 아닙니다

2020. 5. 20. 22:28Life/운동 & 건강

반응형

 

 

‘운동하면 건강해진다’는 말은 더는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흔한 건강 공식이 됐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생활체육 참여율(주 1회 이상, 1회 운동 시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참여한 비율)은 66.6%로, 5년 전과 비교해 1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제대로’ 운동하는 사람의 비율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듯하다. 같은 해 스포츠안전재단이 스포츠안전사고 실태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 64.3%가 부상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조금 더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는 법이 절실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비만·노화 분야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고 KBS <비타민>, 채널A <나는 몸신이다> 등에 출연해 건강 관련 자문 역할을 하며 ‘국민주치의’로 거듭난 대전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간과했던 운동 관련 주의사항들을 짚어보고 몸 상태별로 알맞은 운동법을 소개했다.

 

주의할 점

1. 알맞은 시간대에 운동하기

출근, 등교 전 시간을 내서 새벽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상쾌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운동하면 건강에 좋지 않겠냐고?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오히려 경우에 따라 새벽 운동이 되레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우선, 따뜻한 방에 있다가 갑자기 추운 새벽·아침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혈압이 올라가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따라서 고혈압, 당뇨 등의 질환이나 심근경색, 뇌경색, 협심증 등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특히 새벽에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새벽의 낮은 기온이 근육과 혈관을 수축시켜 허리와 관절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과격한 운동은 절대 금물이다.

 

새벽 공기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이론도 있다. 밤새 가라앉은 대기에는 몸에 안좋은 성분도 많아 특히 기관지 등 호흡기관이 좋지 않은 사람인 경우 자정 메커니즘이 약해 해로울 수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운동은 몸이 기온에 충분히 적응하는 시간대인 오전 10시 이후 혹은 오후 2-4시 쯤 하는 것이 좋다. 직장인의 경우 저녁 식사 후 1시간 무렵 정도가 적당하다. 

 

2. 준비운동은 필수!

운동 전 준비운동을 귀찮고 따분하다고 건너뛰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준비운동 근육의 가동 범위를 늘려 운동 효과를 높일 뿐 아니라 몸 긴장을 이완시켜 부상이나 사고를 방지해준다는 점에서 필수다. 

 

준비운동을 할 때에는 5~10분간 발목, 무릎, 허리 등의 부위를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특히 추운 날씨에 야외에서 운동을 할 때는 실내에서 5~10분 스트레칭을 하고 다시 바깥에서 5~10분 정도 준비 운동을 하는 등 더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3. 몸상태별 운동 가이드

성인병을 앓고 있는 경우 주치의와 상의한 후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운동을 골라야 한다.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로 무리한 운동을 지속하다가는 이미 아픈 부위의 통증을 증가시키거나 합병증을 유발하는 등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 고혈압 환자: 반복 동작 유산소 운동

고혈압 환자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혈압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낮춰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웨이트 트레이닝 등 한 번에 많은 힘을 쓰는 운동은 오히려 혈압을 상승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고중량 운동보다는 걷기나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장시간 반복적인 동작을 하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 운동 강도는 최대 심박수(개인이 1분간 달성할 수 있는 최대의 심박수)의 60~80% 미만이 바람직하다.

 

◇ 당뇨 환자: 낮은 강도의 유산소 운동 + 주 1,2회 근력 운동

당뇨 환자는 달리기 같은 격렬한 운동보다 숨이 가쁘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빨리 걷거나 가볍게 뛰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 낮은 강도의 유산소 운동과 주 1,2회 정도의 근력 강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성 신경병증(당뇨병의 합병증 중 하나로 양쪽 발 혹은 양쪽 손이 저리거나 따가운 느낌이 드는 병)이 있다면 발이 편한 운동화를 고르고, 발에 무리가 될 수 있는 장거리 달리기나 스키 같은 운동은 피하는 등 발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당뇨병 치료를 위해 인슐린 주사를 맞거나 경구혈당강하제를 복용 중이라면 운동 중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탕이나 초콜릿 등을 휴대해야 한다.

 

◇ 호흡기·기관지 질환자: 호흡근 강화에 도움되는 운동

기관지 질환이나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다면 상체를 주로 사용하는 팔 굽혀 펴기 같은 운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폐에 상대적으로 많은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강도가 낮은 지속적 걷기나 호흡근 강화에 도움이 되는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 골다공증·관절염 환자: 유산소 운동 + 적절한 근력 운동 

골다공증 환자는 운동을 통해 골밀도(뼈에 들어있는 칼슘과 인의 양을 측정한 값)가 줄어드는 속도를 늦추고, 뼈 주변 근육을 키움으로써 충격을 흡수해 뼈를 지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뼈에 무게를 싣는 체중 부하 운동이 좋다. 맨손체조, 걷기, 조깅,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와 가벼운 근력 운동이 이에 해당한다. 

 

무릎이 좋지 않은 관절염 환자에게 달리기나 테니스, 농구 등의 운동은 체중 충격이 커 관절에 부담을 주고 증세를 악화시키므로 피하고 관절에 충격을 적게 주는 걷기나 고정식 자전거 타기, 수영 같은 운동을 대신해주는 것이 좋다. 수영의 경우 관절 보호하면서 유연성이나 심폐지구력을 기르는 데에는 효과적이지만 디스크 등 척추질환자에게는 해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출처: <이 기사는 오한진 저 『중년 건강백과』(지식너머, 2016)에서 발췌한 것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