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위험’ 확인법...귤·치약·마늘 준비하세요

2025. 4. 12. 20:55Life/운동 &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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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 테스트로 인지 저하 추정할 수 있어

집에서도 할 수 있는 간단한 후각 테스트로, 인지 기능이 떨어졌는지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츠하이머병은 명확한 증상이 나타나기 15~20년 전부터 병리학적 변화가 일어난다. 검사 결과로는 정상으로 나오지만 스스로 인지 기능이 떨어졌다고 느끼는 '주관적 인지 쇠퇴기', 기억력이 감소하는 '경도인지장애'를 거쳐 독립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알츠하이머병'까지 악화한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메사추세츠 브리검 종합병원 신경과 마크 알버스 교수팀은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높은 사람을 조기에 판별하는 도구를 개발하기 위해, 간단한 후각 테스트를 진행했다. 주관적으로 인지 기능 저하를 느끼는 사람을 판별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인지적으로 정상인 사람 127명, 주관적으로 인지 기능 저하를 느끼는 사람 34명, 경도인지장애 환자 19명을 대상으로, 연구팀에서 개발한 AROMHA 뇌 건강 테스트를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 연령은 20~92세로 광범위했다.

AROMHA 'At-home Remote Olfactory Memory Health Assessment(가정용 원격 후각 메모리 건강 평가)'로,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도록 고안된 후각 인지 테스트다.

실험 참가자는 연구팀이 미리 보낸 향 패치로, 냄새를 인식할 수 있고 기억할 수 있는지 평가했다. 인식 테스트는 화면에 여러 개의 선택지를 제시한 후, 각 냄새가 어느 패치에서 나는지 맞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억 테스트는 한 냄새를 맡게 한 후, 여러 향 중 처음 맡은 향이 무엇이었는지 고르게 했다. 향으로는 라벤더, 박하, 귤, 로즈메리 등 익숙한 향이 활용됐다.

분석 결과, 인지 장애가 있는 성인일수록 후각 기억력과 식별력 테스트 점수가 낮았다. 특히 55세 이상에서 모든 후각 인식 테스트와 후각 기억 테스트 점수가 인지 저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인 사람보다 주관적 인지 저하를 느낀 중·장년의 후각 테스트 점수가 더 낮았고,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점수가 가장 낮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후각 평가를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있는 사람을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알버스 교수는 "이 평가로 인지 장애를 조기에 발견하면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하기 수년 전에 인지 속도가 떨어지는 것을 막는 등의 개입을 할 수 있다"며 "집에서 시행할 수 있는 비용 효율적인 비침습적 검사를 지속해서 개발·검증해 갈 것"이라고 했다.
이 논문을 챗GPT에 공유하고, 유사한 실험을 연구실에서 제공한 키트 없이도 집에서 해볼 수 있는 방안을 물어봤다. 해당 방안을 고대구로병원 알츠하이머 예방센터 강성훈 센터장(신경과)의 검수를 받아 수정해 공유한다.

인식하기 쉽고, 정체성이 분명한 향을 6~8가지 준비한다. 예시로는 ▲라벤더 향 제품(향초, 방향제 등) ▲귤·오렌지 껍질 ▲박하(멘톨, 껌, 치약 등) ▲계핏가루 ▲커피 원두나 분말 ▲마늘이나 양파 ▲바닐라 에센스 ▲로즈메리나 타임 같은 허브 등이 있다. 이 향들을 종이컵 같은 작은 용기나 휴지에 묻혀 랩으로 덮어둔다. 친구 등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다.

▶1번 실험(후각 인식 검사)=참가자는 눈을 감고 랜덤으로 제시되는 향을 맡는다. 도와주는 사람은 네 가지 선택지를 주고, 참가자가 무슨 향을 맡은 건지 맞히도록 문제를 낸다. 최소 6가지 문제를 각각 다른 향으로 반복한다. 이후 맞히지 못한 향이 있다면 무엇인지 알려준다. 그 다음 2번·3번 실험을 진행한다.

▶2번 실험(기억력 확인 검사)=두 번째 검사로는 향 세 개를 순서대로 맡고, 15분 뒤에 그 향을 맞히게 한다. 라벤더, 계피, 박하 향을 맡게 한 후 15분 뒤 두 번째로 맡은 게 무엇이었는지 맞히게 하는 식이다.

▶3번 실험(작업 기억 확인 검사)=마지막으로 향 세 가지를 일정 시간 간격으로 맡고, 맡은 순서대로 배열하도록 한다.

검사에서 50% 이하로 정답률이 낮다면 인지 기능이 떨어졌다는 증거일 수 있다. 네 달에 한 번씩 1년 정도 추적하면, 더 정확하게 인지 기능 저하 변화도를 추적할 수 있다. 감기·코막힘 등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호흡기 질환이 있을 때는 검사 신뢰도가 낮아질 수 있다.

후각 검사 결과가 안 좋아도, 다른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중앙대 신경과 윤영철 교수는 “참고사항으로 시행해 볼 수 있다”며 “다른 요소에 의해서도 후각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가천대 길병원 박기형 교수는 “이비인후과적 문제가 없다는 가정 하에 후각이 저하됐다면 퇴행성 변화가 진행됐다고 볼 순 있다”면서도 “검사로 향을 맞히지 못했다고 무조건 인지 기능이 떨어진 것은 아니므로,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진행됐고, 국제 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출처: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5/04/04/20250404028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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