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19. 21:06ㆍLife/상식 & 교육
한국은행이 19일 기준금리를 다시 3.50%로 동결했다. 지난 2·4·5·7·8월에 이어 6차례 회의에서 연속 동결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앞서 2020년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인하했다.
이후 무려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 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다.
그 뒤로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과 올해 1월까지 0.25%포인트씩 여덟 차례, 0.50%포인트 두 차례 등 모두 3.00%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금리 인상 기조는 사실상 지난 2월 동결로 깨졌고, 3.5% 기준금리가 이날까지 약 9개월째 유지되고 있다.
이날 한은이 6연속 동결을 결정한 배경 역시 불안한 경기 상황으로 보인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 0.6%)은 1분기(0.3%)보다 높지만, 세부적으로는 민간소비(-0.1%)를 비롯해 수출·수입, 투자, 정부소비 등 모든 부문이 뒷걸음쳤다. 다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 순수출(수출-수입)만 늘면서 수치상으로는 겨우 역(-)성장을 피했다.
8월 산업활동동향 통계에서도 소매판매액지수는 내구재·준내구재 소비 부진과 함께 전월 대비 두 달 연속 떨어졌다.
한은의 판단은 최근 소비 부진과 중국 등 주요국의 성장 둔화로 뚜렷한 경기 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일단 동결한 뒤 상황을 지켜보자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고조된 미국의 추가 통화 긴축 압력이 최근 다소 줄어든 점도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미 너무 많이 뛴 미국 장기 채권 금리, 근원 소비자물가(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 하락,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에 따른 경기 불안 등을 고려해 연내 0.25%포인트(p) 추가 인상에 나서지 않으면, 당분간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가 2.0%p로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금통위 동결 결정에 앞서 "미국·중국 등 주요국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올려 경기를 위축시키기 어렵다"며 "그렇다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까지 겹쳐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는데 금리를 낮추기도 힘들다. 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출처: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310199553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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