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9. 21:54ㆍLife/운동 & 건강
에스트로겐 등 여성 호르몬
분비 따라 신체, 정서 변화 활발
일조량 증감에 예민하게 반응
햇볕 줄어든 가을부터 무기력
여성이 계절성 우울증 더 취약
호르몬 줄어드는 월경 직전엔
짜증, 우울, 두통 등 시달리기도
50대 폐경으로 호르몬도 급감
골다공증, 심뇌혈관 질병 노출
호르몬요법, 식이요법이 도움
기온이 뚝 떨어지고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다. 가을은 여름보다 일조시간이 짧고 햇빛의 양도 줄어 특별한 이유 없이 우울하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이는 계절의 변화로 인한 '계절성 우울증(seasonal depression)' 또는 '계절성 정서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계절성 우울증 환자들은 가을이 되면 우울증이 시작돼 겨울을 거치면서 악화됐다가 따뜻한 봄이 되면 정상적인 기분으로 돌아온다. 일반적으로 1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계절성 우울증은 여성이 전체 환자의 60~9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계절성 우울증은 '일조량 감소'와 함께 그로 인한 호르몬 변동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일조량 감소는 '멜라토닌(melatonin) 호르몬 분비량 변화→생체리듬 깨짐→우울증 유발'로 이어진다. 특히 여성은 일조량 감소로 인해 에스트로겐(estrogen) 호르몬이 멜라토닌에 영향을 더 많이 미쳐 남자보다 계절성 우울증에 훨씬 취약하다.
우리 몸의 혈관이 기온과 날씨 변화에 예민하듯 호르몬 역시 일조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호르몬은 몸의 기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필요한 화학물질로, 마음을 안정시키는 세로토닌(serotonin)이나 잠을 부르는 멜라토닌을 비롯해 100가지 이상의 종류가 있다.
호르몬은 여성의 건강을 좌우한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여성의 '특권'인 월경(月經·menstruation)이 호르몬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10~14세부터 시작되는 초경(初經), 임신과 출산, 평균 50세 전후 폐경(閉經)에 이르기까지 약 40년 동안 매달 찾아오는 월경은 호르몬 분비와 맞물려 돌아간다.
여성 관련 질병도 호르몬 분비량이 증가 및 감소하는 시기에 따라 발생 위험도가 다르다. 불면증, 월경불순, 자궁내막암, 자궁근종, 자궁경부암, 유방암, 유선증, 자궁체암(자궁내막암), 난소암, 골다공증, 동맥경화 등 거의 모든 질환이 여성호르몬과 관련이 있다는 얘기다.
일본 최고의 호르몬 관리 전문가이자 산부인과 전문의인 마쓰무라 게이코 원장(세이조 마쓰무라 클리닉·'이게 다 호르몬 때문이야' 저자)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월경이라는 단어를 입 밖에 내는 것조차 망설여졌지만 지금은 여성의 신체를 이해하려는 움직임이 널리 퍼져나가고 있다"며 "여성 및 여성 신체에 대해 알고 싶다면 무엇보다 월경, 그리고 여성호르몬을 정확히 알고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성의 몸에 아주 중요한 작용을 하는 대표적인 호르몬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다. 에스트로겐(난포호르몬)은 부드러운 굴곡을 가진 여성스러운 체형을 만들고 임신하기 좋은 상태를 만드는 호르몬으로, 피부와 머리카락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뷰티 호르몬(beauty hormone)'이라고도 불리며 동맥경화를 막고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은 임신 관련 호르몬으로 수정란의 착상을 돕고 식욕을 돋운다.
이들 호르몬은 월경과 맞물려 출렁인다. 월경은 정상 주기가 24~38일 이내이며 세분하면 월경 중(월경기), 월경 후(난포기), 배란 후, 월경 전(황체기)으로 나뉜다. 월경 중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분비량이 적어 체온이 떨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며 몸이 차갑고 피부가 건조해지고 두통이 잘 생긴다. 또한 아랫배에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왠지 몸이 무겁고 의욕이 떨어지며 기분이 가라앉기도 한다.
월경이 끝나면 에스트로겐 분비가 늘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피부에 윤이 나고 면역력과 의욕이 모두 좋아져 스트레스에도 잘 버틴다. 배란 후에는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하고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증가하기 시작해 피지 분비가 활발하며 뾰루지가 잘 생기고 손발이 자주 붓고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월경 전 전반기에는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최고치에 도달했다가 다음 월경이 다가올수록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점차 줄어든다. 이 시기에는 괜히 짜증이 나고 기분이 매우 우울하거나 심리가 불안정하고 두통, 어깨 결림, 요통에 시달리며 기미가 잘 생긴다.
이 같은 일련의 신체적·정서적·행동적 변화가 대인관계 및 일상에 지장을 초래하며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월경전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PMS)'으로 진단한다. 이는 월경 전 여성호르몬 분비량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뇌 속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이 이상을 일으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PMS 증상이 심하면 '저용량 피임약'을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다만 저용량 피임약은 혈전증(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진 혈전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데, 발병 확률은 연간 1만명 중 3~9명 정도로 빈도가 낮다.
마쓰무라 원장은 "피임약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들어 있어 복용하면 난소에 호르몬 분비를 지시하는 뇌의 기능을 약하게 만든다. 이에 따라 난소가 활동을 쉬고 배란이 억제되면서 PMS와 같이 월경주기를 초래하는 괴로운 증상도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배란 후부터 월경 전까지 몸이 평소보다 심하게 붓기도 하는데, 이는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의 작용으로 몸에 수분이 많이 저장되기 때문이다. 몸이 부었다고 느낄 경우 이뇨(소변 배출) 작용을 촉진하는 칼륨이 풍부한 시금치, 사과, 바나나 등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당분이 걱정된다면 팥으로 만든 디저트도 좋다. 칼륨은 물에 잘 녹는 성질이 있어 생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은 되도록 그대로 먹고, 조리한다면 굽거나 쪄서 또는 데워 먹으면 된다.
여성호르몬은 뇌의 시상하부 지시에 의해 분비된다. 시상하부의 지시는 뇌하수체로 이어져 난소를 자극하는 호르몬을 분비하고, 이 호르몬이 난소에 전달되면 그다음 여성호르몬이 분비되는 시스템이다. 난소의 상태는 항상 뇌에 다시 전달되며 뇌는 그 정보를 바탕으로 여성호르몬을 분비할 시기와 양을 조절한다. 분비되는 호르몬 양은 아주 극소량이다. 에스트로겐은 사춘기부터 폐경까지 약 40년 동안 분비량이 티스푼 하나 정도에 불과하다.
마쓰무라 원장은 "1950~1960년대 여성이 경험하는 월경 횟수는 평생 50회 정도였지만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 출산 횟수가 감소하면서 현대 여성은 평생 450번에 달하는 월경을 경험한다. 그만큼 자궁이 쉬지 못하니 부인과 관련 문제도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월경은 50세 전후 중단된다. 폐경(閉經) 또는 완경(完經)이다. 폐경 나이가 빠른 여성은 40대 초반, 늦은 여성은 50대 후반에 오기도 한다. 여성은 약 200만개의 원시난포(原始卵胞)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사춘기와 생식연령에 이르면서 자연 소멸해 20만~30만개로 줄고 그 후에는 매달 약 1000개씩 사라진다. 그리고 갱년기가 시작되는 40대 후반~50대 중반에 거의 사라진다.
폐경 전후 각 5년간을 갱년기라고 하며 여성호르몬 자체가 급격히 감소하면 뼈와 혈관, 점막이 약해져 골다공증, 동맥경화, 뇌경색, 심근경색, 위축성 질염 등과 같은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
갱년기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는 '갱년기 장애'라고 하며 대표적인 증상은 홍조, 우울, 불면증, 짜증, 현기증, 두근거림 등이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난소 기능이 떨어져 뇌에서 '여성호르몬을 분비하라'는 지시를 내려도 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아 생기는 것이다.
갱년기 장애 치료로는 호르몬 보충 요법이 있다.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분자구조를 가진 '이소플라본(isoflavone)' 성분이 풍부한 콩(대두), 세로토닌 호르몬의 원료인 트립토판(tryptophan)이 많이 들어 있는 바나나와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검은깨 등을 복용해도 갱년기 장애 완화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계절성 우울증, 갱년기 장애, 호르몬 변화에 의해 감정이 널뛰는 사람은 햇볕을 쬐며 걷기, 조깅 등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야외활동을 늘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또한 가족이나 친구, 동료들과 따뜻한 대화를 하는 것도 적극 권장된다.
출처 : https://www.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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