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 섭취 줄이려면, 국 대신 숭늉… 김치 대신?

2024. 12. 30. 20:55Life/운동 &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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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 과잉섭취, 고혈압·​위암·콩팥병 위험 높여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려면 국 대신 숭늉을 먹고 김치 대신 야채를 쌈장이나 소스를 약간 찍어 먹는 게 좋다.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려면 국 대신 숭늉을 먹고 김치 대신 야채를 쌈장이나 소스를 약간 찍어 먹는 게 좋다.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이로 인해 짠 음식을 멀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 중 나트륨 과잉 섭취를 유도하는 음식들이 많이 있다. 이를 똑똑하게 피해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트륨, 혈압 높이고 콩팥병·위암 위험 키워

나트륨은 염분의 40%를 차지하는 주성분인데,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관 내 삼투압이 상승하면서 혈액량이 증가해 혈관이 팽창한다. 혈관 내부 압력도 높아지면서 혈압이 높아지고 고혈압 발생 위험이 커진다. 고혈압은 또한 혈관벽이 팽팽해지게 해 손상된 혈관조직의 재생과정에 문제를 일으켜 심장혈관과 뇌혈관의 동맥경화를 유발한다. 이로 인해 심장병,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나트륨 과잉 섭취는 심장 중에서도 좌심실 비대를 부른다. 일산병원 신장내과 강이화 교수는 "일부 연구에서는 나트륨 과잉섭취가 혈압 변화와 관련 없이 뇌졸중 발생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나트륨 섭취를 4000mg에서 2000mg으로 줄이면 혈압을 2-3 mmHg 감소시키고, 수년간 지속할 경우 10mmHg 정도까지 감소된다. 또한 고혈압 약제의 효과를 2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이화 교수는 "핀란드는 고나트륨 식품표시제 도입 등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23년간 나트륨 섭취를 3분의 1 가량 줄였고, 그로 인해 수축기, 이완기 혈압이 평균 10mmHg 감소했고, 국민의 평균 기대수명이 5년 연장됐다"고 말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25~30% 감소된다는 보고도 있다. 

나트륨 섭취가 늘어나 혈압이 높아지면 콩팥 기능이 떨어지기도 쉽다. 강이화 교수는 "콩팥은 나트륨과 수분의 양을 조절하여 항상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혈압조절에 가장 중요한 장기"라며 "나트륨 섭취가 많아지면 전신 혈압이 높아져 콩팥 사구체와 주변혈관에 높은 압력이 전해져 사구체와 혈관이 손상되고, 이로 인해 허혈성 손상이 지속되면 만성신장병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만성 콩팥병이 되면 염분의 배설이 감소하여 염분이 축적되고 레닌 및 안지오텐신 호르몬 증가로 인해 고혈압을 더욱 악화시키게 되는 악순환을 유발한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뼈의 건강과도 연관이 있다. 염분섭취가 많아지면 신장에서 소변으로 나트륨 배설을 증가시키게 되는데, 나트륨이 배출될 때 칼슘이 함께 배출돼 혈액 내 부족한 칼슘 보충을 위해 뼈 속의 칼슘을 배출시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골감소증,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 노인에서 성장장애나 골절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소변으로 칼슘이 많이 배설되면서 요로결석이 잘 생긴다. 

나트륨은 위암 위험이기도 하다. 강이화 교수는 "염분을 많이 섭취할수록 위암 발병 위험도가 2∼5배 높아진다"며 "과도한 나트륨 섭취를 할 경우 나트륨이 위의 점막 상피세포 손상을 촉진하여 위염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위산이 감소되어 헬리코닥터균 침입이 수월해지면 위암 발생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젓갈류와 김치류의 섭취가 증가할수록 위암 발생 위험도는 증가하며 생으로 먹는 채소나 과일의 섭취가 위암 발병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해지기도 쉽다. 국제 건강관련 단체인 ‘소금과 건강을 위한 세계건강(WASH)’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짜게 먹을 경우 비만의 위험성이 커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2012년 보건 복지부가 나트륨과 비만간의 상관관계를 발표한 자료를 보면 특히 청소년의 경우 짠 음식과 비만의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7∼18세 청소년의 경우 음식의 짠 정도(나트륨(mg)/식품섭취량(g))가 1단위 증가할수록 비만의 상대위험도가 13.2%씩 증가했다. 나트륨이 많이 함유된 짠 음식을 즐겨 먹으면 단 음식에 대한 욕구가 높아져 탄산음료나 주스 등 단맛 음료의 섭취량이 늘고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 호르몬의 효과도 떨어뜨려 배가 불러도 계속 먹게 된다. 이외에도 여러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두통의 발생 및 면역기능 이상, 자가면역 질환 (다발성 경화증) 발생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치와 국물 줄이고, 칼륨 많은 과일 먹어야 

우리나라에서 성인이 염분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음식은 김치류 (29.6%), 국·찌개류 (18%), 어패류 (13.3%) 순이다. 따라서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려면 먼저 김치와 국물 섭취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우리 밥상에서 매끼 먹는 뜨끈한 국물이나, 김치를 아예 식탁에서 치워버리기는 어려워 요령이 필요하다. 김치를 담글 때 배추를 소금에 직접 절이지 말고 소금물에 절이는 게 도움이 된다. 식탁 위에 야채를 김치처럼 늘 올려두고 야채에 쌈장이나 소스를 약간만 찍어먹으면 김치를 먹는 양을 줄일 수 있다.

국물은 고염분 음식이므로 가급적 찌개보다는 국으로, 국보다는 숭늉을 먹는 게 좋다. 국그릇을 절반 크기로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국물에 밥을 말아먹는 습관은 버리고 건더기만 먹고 국물은 될 수 있으면 손대지 않는다. 국과 찌개의 경우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하기보다는 멸치·양파·다시마·새우·표고버섯 등을 우려낸 국물로 만든다.

음식을 조리할 때는 소금, 간장, 된장, 고추장, 쌈장 등의 양념류와 화학조미료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 염분을 제한하면 음식의 맛이 밋밋해질 수 있는데 이는 다른 양념으로 조절할 수가 있다. 식초, 설탕, 고춧가루, 후추, 겨자, 고추냉이, 파, 마늘, 생강 등을 활용하면 새콤달콤하게, 얼큰하고 알싸한 맛으로 음식을 즐길 수가 있다. 

젓갈, 장아찌 등의 절임류나 소시지, 햄, 치즈 등의 육가공식품, 인스턴트 식품, 패스트푸드들은 염분 함량이 매우 높으므로 자주,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라면의 경우, 개당 평균 2,143.2mg의 나트륨을 함유하고 있어,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끓일 때 스프를 반만 넣고 국물은 먹지 않아야 한다. 또한 조개, 새우, 게 등의 해산물과 내장류에는 식품내 염분 함량이 높고 과자 등 간식류도 소금 또는 조미료가 많아 자제한다.

허용된 양의 염분을 한 가지 음식에만 넣어 조리하는 방법도 있다. 양념장을 만들어 두었다가 식사 때마다 간하지 않은 음식을 양념장을 찍어 먹는 것도 좋다. 강이화 교수는 "칼륨은 나트륨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바나나, 감자, 아보카도, 키위, 메론, 수박, 토마토, 시금치 등 칼륨이 많은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를 하루 한번이라도 챙겨 먹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단, 콩팥이 안 좋은 환자는 칼륨이 함량이 높은 과일과 야채 등을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위험해 주의한다.

출처: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18/20190118014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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