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로마인들도 치매 걸렸을까? 문헌 살펴보니…

2024. 2. 10. 21:02Life/운동 &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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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2500년 전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는 알츠하이머병 수준의 심각한 기억 상실이 드물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츠하이머병은 현대인의 질병으로 여겨진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활동량 감소와 대기오염 등의 환경적 요인들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되기 때문이다. 질환이 처음 알려진 것도 비교적 최근이다. 1907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Alois Alzheimer) 박사에 의해 최초로 보고됐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고대 그리스 로마인들도 알츠하이머를 겪었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기원전 8세기부터 기원후 3세기까지 히포크라테스와 그의 추종자들이 쓴 의학 저술에서 ‘인지 저하’를 언급한 부분을 식별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먼저 고대 그리스의 문헌에는 청각 장애, 현기증, 소화 장애 등 노인성 질환의 증상들이 발견됐다. 그러나 심각한 기억력, 언어 및 추론 능력의 상실과 같은 알츠하이머병 수준의 증상은 기록되지 않았다. 

몇 세기 후 고대 로마의 문헌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을 추정할 수 있는 몇 가지 기록들이 발견된다. 로마의 의사이자 철학자 갈레노스는 자신의 저서에 “80세가 되면 일부 노인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다”고 적었다. ‘박물지’를 집필한 대 플라니우스는 당시 상원의원이자 유명한 연설가인 발레리우스 메살라 코르비누스가 자신의 이름을 잊어버렸다고 지적했다. 키케로는 “노인의 어리석음은 무책임한 노인의 특징이지만 모든 노인의 특징은 아니다”고 적었다.

연구팀은 로마 시대엔 도시의 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오염이 증가해 인지 저하 사례가 늘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로마의 귀족들은 납으로 만든 수도관과 식기를 사용했으며, 와인을 달게 만들기 위해 아세트산납을 첨가하기도 했다. 납 중독에 의한 신경 손상이 인지 저하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연구의 저자 칼렙 핀치(Caleb Finch) 교수는 “고대 로마의 저서에서 진행성 치매를 시사하는 최소 4개의 진술을 발견했다”며 “다만 해당 진술이 실제 알츠하이머병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최근 게재됐다.

출처: https://healt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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